산업정보  Info

제목 [<올해의 공작기계인> 이찬홍 박사, 한국기계연구원] 혼자가 아니라 함께일 때 공작기계산업 지속 발전 가능해
담당자 김유생 담당부서 전시홍보팀
연락처 02-3459-0027 등록일 2018-12-10 16:09:09.773
Close-Up
취재_ 김현준 기자

 

 

국내 공작기계산업의 눈부신 성장, 빛나는 발전 토대 쌓아올려

 

 

한국기계연구원의 이찬홍 박사는 국내 공작기계 산업이 본격적으로 태동하던 90년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업계와 생사고락을 함께해 온 연구자로 알려져 있다. 공작기계분야 전공자가 흔치 않던 시절 그는 독일에서 1991년 공작기계분야인 ‘주축의 정적, 동적 최적화’라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90년대 국내 공작기계산업의 눈물어린 성장, 2000년대의 괄목할만한 발전 그리고 현재 세계 5위권의 공작기계산업 국가라는 위상을 얻기까지 희로애락으로 점철된 시간들을 함께 해온 사람이 바로 이찬홍 박사다. 공작기계의 진정성과 정직함만을 믿고 우리 산업계와 현장에서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고, 연구해 온 세월도 30여년에 이르러 간다. 개인적인 성취보다 공작기계와 함께 했던 시간들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이찬홍 박사. 그는 과거에 그랬듯 현재에도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도 우리 공작기계 산업의 발전을 생각한다.

 

 

한국기계연구원 이찬홍 박사

2018년 ‘올해의 공작기계인’에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수학자는 수학자가 주는 상을 가장 귀중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전체의 정밀도와 생산성을 책임지는 공작기계 업계의 전문가들이 주신 상이라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훌륭하신 선배님들과 출중한 후배님들 앞에서 이 상을 수상하자니 송구스러운 생각이 앞섭니다. 모든 분들이 알다시피 공작기계 기술은 혼자 열심히 한다고 얻을 수 있는 단위기술이 아니고 여러 전문분야로 나눠진 혼합기술입니다. 누군가 끌어주지 않으면 인정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없는 기술 분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귀한 상을 받자니 저를 이끌어 주신 선배님들에게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제가 과거에 공작기계가 어렵다고 다른 분야를 기웃거리면 선배님들이 야단치면서도 다독여 주시기도 하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업계 대표님들께서도 제가 흔치않은 공작기계 전공이라고 연구과제도 많이 주셔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고, 때로는 작은 성취도 맛 볼 수 있었습니다. 평범한 삶을 살아온 제가 이런 귀한 상을 받으니, 지금까지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주신 선배님들에게 뭐라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공작기계 업계의 관심과 보답의 의미로라도 선배님들이 알려주신 기술은 물론 그간 국내외 업무를 하며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우리 기업들의 새내기 기술자들에게 열과 성을 다해 전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지난 4월 개최된 SIMTOS 2018에서 ‘MAS’란 프로그램을 선보이셨습니다. 중소공작기계 업체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국내 중소기업은 전체 사업장의 99.9%를 차지하며, 전체 고용의 87.9%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산업계의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성장시키려 하지만, 양질의 인력이 대기업으로만 집중돼 중소기업은 훌륭한 인력확보가 어렵습니다. 업계 대부분을 차지하는 100명 미만의 국내 장비제조 중소기업은 8명 미만의 설계인원을 보유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 거래기업의 OEM 양산설계와 옵션 부품설계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합니다. 기업고유의 장비를 자력설계하고 정밀도를 평가하기에는 시간이나 여력이 없습니다. 신입사원의 전문교육은 고사하고 기업 직무교육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기술자료 역시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력보강은 됐지만 막상 기업의 설계능력 향상은 오랫동안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같은 환경에 처한 중소기업들을 위해 한국기계연구원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 MAS(Machine Accuracy Simulator)입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설계 단계에서 기계의 정밀도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중소기업의 열악한 설계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장비의 설계, 평가, 최적화 모듈을 한 개의 S/W로 통합한 것입니다. MAS를 활용하면 중소기업이 신입사원의 설계능력을 중급수준으로 향상시키고, 중견 설계요원은 고급 탐색설계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공간과 시간 제약이 없는 인터넷을 활용해 대화형 장비설계 S/W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의 설계실 능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 세계 공작기계와 국내 공작기계 현황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나 의견이 궁금합니다.

 

현 시점에서 세계 공작기계 기술은 국부적인 유니트 기술에 집중하지 않고 있습니다. 장비 구조물, 이송계 제어, 가공공정 3가지의 특성을 조화롭게 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결국 가공물의 품질이 가장 중요하므로, 특정 유니트의 화려한 성능개발은 필요가 없고 오히려 효과가 없는 비용만 초래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래에 세계적인 제어기 기업에서는 고객의 가공공정을 안전하게 감시한다는 명분으로 공정에서 발생되는 각종 신호를 무작위로 취합하고 있습니다. 차후 개발될 인공지능을 통한 상태감시의 귀중한 학습 데이터로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공작기계 기술도 3가지 특성을 조화롭게 만드는 방향으로 개발 계획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구조물과 이송계 제어의 조화기술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적용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사례가 없어 관망하고 있지만, 파급효과가 매우 큰 기술로 국내 전문가들과 기술교류가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에서는 기술보안때문에 많은 문제를 자체적으로, 전통적 방법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이는 기술의 돌연변이식 발전으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외부에 효율적 방법론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었으면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외부 기관과의 연계를 최소한으로라도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기업들은 비용과 보안문제로 외부 기관과의 가벼운 연계도 주저하는 상황이어서, 기업단위로 대응이 어렵다면 협회가 나서 그룹대응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올 봄 개최된 SIMTOS2018에서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인 MAS(Machine Accuracy Simulator)를 선보였다.

향후에 진행하고자 하는 연구나 목표가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공작기계 분야의 연구는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는 방대하고 다양하다는 점이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저 역시 아직도 더 연구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되지만 앞으로 연구원으로 일할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제가 지금까지 축적한 연구와 기술들을 잘 정리하는데 역점을 두고자 합니다. 제가 경험한 것들을 잘 남겨서 후배 연구원과 기업 신진 설계자들에게 전하는 것 역시 마지막으로나마 국가는 물론 국내 공작기계산업에 기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게 주어진 시간동안 기업과 공동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실제 사례들을 토대로 기술이전을 확실하게 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현재 많은 어려움에 처한 국내 공작기계 중소기업의 설계자들을 위해서 기계 정밀도 시뮬레이터의 사용방법과 실제적인 예를 전수하는데 전념하고자 합니다. 열정과 의지는 있지만 현실적 난관에 봉착한 중소기업 설계자들이 설계를 위한 아이디어에 좀 더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국내 공작기계산업 발전을 위해 산업계와 학계, 그리고 정부 유관부처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중소 공작기계 기업은 곧 닥칠 4차산업혁명 시대에 갈 곳을 잃어버린 형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기 보다는, 기업의 작업공정을 하나하나 자동화 시켜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먼저 기업의 설계실에 인터넷 활용 설계 지능화 S/W와 설계 DB 시스템을 설치해 설계자립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 같은 토대가 마련된다면 향후 모든 기계장비의 수주와 가상 장비 정밀도 평가의 수행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토대로 향후에는 평범한 설계인력으로도 기계 아이디어만 있다면 중소기업도 발전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국기계연구원의 기계장비 정밀도 시뮬레이터 S/W는 작은 출발의 의미이며,  앞으로 향후에는 더 편리하고 우수한 S/W 개발이 꾸준히 이뤄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신뢰성있는 설계 지능화 S/W는 산학연이 함께 의지를 갖고 공생공존한다는 차원에서 서로 협력해 대규모로 개발돼야 할 것이며, 보다 향상된 버전의 S/W가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같은 접근방식들이 성공적으로 국내 업계에 안착하기만 한다면, 중소기업에도 순차적인 선순환이 일어나 무리한 임금보조나 인력이동 등으로 인한 폐해는 감소하고, 기업간 기술 격차는 일정정도 좁혀 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지방이나 수도권 작업장이나 동등하게 현실적인 혹은 물리적인 한계를 넘는 기회가 올 것이며, 많은 중소기업이 빠르게 강소기업으로 변화해 해외 선진기업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